프로야구 대표 인기 구단인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이른바 ‘엘롯기’의 사상 첫 동반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꿈이 점차 멀어지고 있다. 

 

올 시즌 KBO리그 44년 역사상 전례 없는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하며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모았던 이들 세 팀의 희망이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모양새다.

 

불과 약 한 달 전인 7월 20일만 해도 상황은 매우 낙관적이었다. 당시 LG가 리그 2위, 롯데가 3위, KIA가 4위로 나란히 상위권을 지키며 순항하고 있었기에, 세 팀 모두 무난하게 가을야구 무대를 밟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상황은 급변했다. 20승 5패, 승률 0.800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후반기 승률 1위를 질주하며 선두로 치고 나간 LG를 제외하고는, 롯데와 KIA 모두 가을야구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롯데 자이언츠는 충격적인 8연패의 늪에 빠지며 팬들을 좌절시키고 있다. 지난 6일 KIA전 승리 이후 단 한 번도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며 연패가 길어지고 있다. 연패가 길어지면서 선두 LG와의 격차는 무려 10경기 차까지 벌어졌고, 여전히 3위 자리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4위 SSG 랜더스와는 불과 1경기 차로 좁혀졌다. 더욱이 공동 5위 그룹인 KIA, kt 위즈, NC 다이노스와는 2.5경기 차까지 격차가 좁혀지면서 이제는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롯데는 이번 주중 3연전에서 기세가 절정에 달한 LG와 잠실에서 격돌할 예정이라 연패가 더욱 길어질 가능성이 농후해 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KIA 타이거즈 역시 힘겨운 5강 싸움을 펼치고 있다. 주말 잠실 원정 3연전에서는 9위 두산 베어스에 충격적인 스윕패를 당하며 팀 분위기가 침체됐다. 첫 두 경기에서는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17일 경기에서는 외국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을 선발로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프로 첫 1군 선발 등판에 나선 신인 제환유(5이닝 1실점) 공략에 실패하며 결국 역전패를 허용했다. 7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펼친 네일이 마운드를 내려가자, KIA 불펜은 8회말 대거 4점을 내주며 1-4로 역전을 허용했고, 9회초 공격에서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치며 충격적인 싹쓸이 패배를 기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도영, 윤영철, 곽도규 등 핵심 자원들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으며 이미 비상이 걸린 KIA는 주전 마무리 정해영마저 최근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전날 경기에서 불펜의 약점을 고스란히 노출하면서 이범호 감독의 근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현재 승률 5할로 kt, NC와 공동 5위를 허용한 KIA는 향후 남은 시즌 동안 더욱 힘겨운 행보가 예상된다. 

 

이처럼 LG를 제외한 롯데와 KIA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KBO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엘롯기 동반 가을야구’의 꿈은 이제 아쉬움만 남긴 채 저물어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