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스네이크 홀' 해저 동굴, 다이버 2명 삼켰다

 일본 오키나와의 푸른 바다에서 비극적인 스쿠버 다이빙 사고가 발생하였다. 한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스쿠버 다이빙 명소'로 유명한 오키나와 해변에서 대만인 스쿠버 다이빙 강사와 관광객이 수심 30미터 해저 동굴에 갇혀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졌다. 이번 사고는 아름다운 휴양지 이면에 도사린 다이빙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TV아사히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 오후 1시 45분경,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무라(恩納村) 만자(萬座) 해변 앞바다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하던 대만인 강사 A씨(24)와 관광객 B씨(28)가 실종되었다. 강사 A씨는 대만인 관광객 4명을 인솔하여 해변에서 북쪽으로 약 80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다이빙을 시작하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약 4시간 뒤인 이날 오후 5시 30분경, 수심 30미터 아래의 해저 동굴 속에서 발견되었다. 구조 당국은 이들을 동굴에서 구조하여 병원으로 이송하였으나, 안타깝게도 두 사람 모두 끝내 사망하였다.

 


이들이 갇혔던 동굴은 구불구불한 모양이 뱀과 같다고 하여 현지 다이버들 사이에서 '스네이크 홀'로 불린다. 이 동굴은 한번 진입하면 빠져나오기가 어렵고, 바닥의 미세한 모래가 다이버 움직임에 쉽게 휘말려 시야를 완전히 가려버리는 치명적인 특성을 가진다. 현지 다이버들은 "인근의 유명 해저 동굴인 '드림 홀'은 일방통행으로 탈출이 가능하지만, 스네이크 홀은 반드시 왔던 길로 되돌아가야만 빠져나올 수 있다"며 위험성을 강조하였다. 특히 "초보 다이버들이 모래를 휘저어 시야가 가려지면 극심한 당황과 공황 상태에 빠져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하여 왔다.

 

이와 관련하여 전문가들은 다이빙 및 잠수 경험이 부족하거나 관련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이처럼 위험한 해저 동굴에 무모하게 진입하는 것은 사실상 '죽음의 함정'에 스스로 발을 들여놓는 것과 같다고 강력히 지적하였다. 해저 동굴 다이빙은 일반 다이빙과 차원이 다른 고도의 전문성과 철저한 사전 준비를 요구한다.

 

현재 현지 당국은 이번 비극적인 사고의 정확한 경위와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름다운 바다에서의 즐거운 경험이 비극으로 끝나지 않도록, 다이빙 안전 수칙 준수와 위험 지역에 대한 명확한 정보 제공 및 경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이버들의 각별한 주의와 안전 의식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