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자격 박탈 위기…황의조, 눈물의 최후진술에도 싸늘한 검찰 반응, 왜?

 상대방 동의 없이 성관계 장면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축구선수 황의조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오늘(4일) 내려진다.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선수 생활의 기로에 선 그가, 법정에서 눈물로 선처를 호소한 가운데, 검찰은 징역 4년의 실형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그의 운명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황씨는 2022년 6월부터 9월 사이, 총 4차례에 걸쳐 피해자 2명과의 성관계 장면을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하거나 영상통화를 녹화한 혐의(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기소되었다.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불법 촬영 범죄의 사회적 폐해가 심각해 엄벌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이 사건(유포)의 피해자이기도 한 점"을 언급했다. 특히 선고를 앞두고 피해자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2억 원을 법원에 공탁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1심 판결에 검찰과 피고인 측 모두 불복하며 사건은 항소심으로 이어졌다. 검찰의 입장은 단호하다. 지난 7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1심과 동일하게 징역 4년을 구형하며 "원심의 형은 피고인의 죄책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검찰은 "범행 횟수와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사안이 중하고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하며, "피해자는 정신적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고 피고인은 용서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소 제기 이후에야 범행을 인정하는 태도에서 진지한 반성의 기미를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하며, 1심이 유리하게 판단한 2억 원 공탁 역시 '기습공탁'에 불과해 양형에 반영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요청했다.

 


반면 황씨 측은 1심 형이 무겁다며 감형을 호소했다. 황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으며, 다행히 사진으로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피해가 다소 적은 점, 국가대표 축구선수로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주장했다. 특히 "30대 초반 운동선수인 피고인에게 이번 판결은 인생 전체를 결정지을 수 있다"며 "원심 형이 확정되면 국가대표 자격이 사라져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읍소하며 선수 생명을 걸고 선처를 구했다.

 

황씨 본인 역시 최후진술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축구선수로서 다시는 어떠한 잘못도 하지 않고,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하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기습 공탁'과 '눈물의 호소'가 과연 재판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아니면 '죄질 불량'을 외친 검찰의 요구대로 실형이 선고될지, 그의 축구 인생을 좌우할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