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세도, 레이디 가가도 반한 그 남자! 마르쿠스 클링코의 '아이콘 제조기' 비밀 공개

 세계적인 패션 및 셀러브리티 포토그래퍼 마르쿠스 클링코의 한국 첫 개인전 '아이콘들: 데이비드 보위 서거 10주기를 기리며, 그리고 그 너머'가 오는 31일까지 이태원 박여숙화랑에서 성황리에 개최 중이다. 이번 전시는 지난 20여 년간 클링코가 카메라에 담아낸 셀러브리티 초상과 앨범 커버 중 주요 대표작들을 엄선하여 선보이며, 사진 예술을 통해 대중문화 아이콘들이 어떻게 현대 신화로 재탄생하고 소비되는지를 심도 깊게 조망한다. 클링코의 독창적인 예술 언어가 국내 관객에게 최초로 공개되는 역사적인 순간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위스 태생의 마르쿠스 클링코는 본래 국립고등음악원에서 하프를 전공하며 촉망받는 클래식 연주자로 활동했다. EMI 클래식과 전속 계약을 맺고 권위 있는 '그랑프리 뒤 디스크'를 수상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이어가던 그는, 1994년 불의의 손 부상으로 인해 연주 활동을 중단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사진 예술로 과감히 전향하며 새로운 인생의 장을 열었다.

 

하프 연주자에서 포토그래퍼로 변신한 클링코는 레이디 가가, 머라이어 캐리, 제니퍼 로페즈 등 세계적인 팝스타들을 비롯해 데이비드 보위, 키아누 리브스, 나오미 캠벨, 킴 카다시안 등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들의 전설적인 이미지를 창조하며 21세기 대중문화의 시각적 지형을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의 작품들은 '보그', 'GQ' 등 유수의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잡지 커버를 장식했으며, 랑콤, 로레알 등 글로벌 브랜드의 캠페인을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되며 그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각인시켰다.

 


특히 이번 전시의 핵심은 클링코와 데이비드 보위의 깊은 예술적 협업에 대한 헌정이다. 클링코는 2001년 봄 보위와의 운명적인 첫 만남 이후, 2002년 보위의 앨범 '헤븐(Heathen)' 커버 촬영을 시작으로 GQ 매거진을 위한 야생 늑대들과의 전설적인 화보, 2013년 싱글 '밸런타인데이' 뮤직비디오 감독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보위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갔다. 특히 9/11 테러 직후 뉴욕에서 흑백으로 촬영된 '히든(Hidden)' 시리즈는 클링코 작업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받으며, 보위의 상징적인 존재감과 내면의 깊이를 고스란히 담아낸 이미지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보위 서거 10주기를 기리는 의미를 넘어, 사진 매체를 통해 신화적 인물이 어떻게 구축되고 시각화되는지를 성찰하는 장을 마련한다. 전시장 한 층 전체를 미공개 컷으로 구성하여 보위의 이중성과 반항적인 이미지에 집중했으며, 또 다른 공간에서는 비욘세부터 레이디 가가에 이르는 글로벌 셀러브리티들의 생생한 초상을 통해 클링코의 폭넓고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마르쿠스 클링코의 작품은 런던 V&A 박물관, 워싱턴 D.C. 국립 초상화 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기관에 영구 소장되어 있으며, 세계 주요 아트페어에 정기적으로 참여하며 독보적인 사진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그의 첫 한국 개인전은 단순한 사진 전시를 넘어, 대중문화 속 아이콘의 본질과 시각 예술의 힘을 탐구하는 귀한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