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비치 '나 홀로 전성시대'! 판 잔러·황선우는 '아쉬움의 물살'만..

 국제수영연맹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루마니아의 다비드 포포비치가 자유형 200m와 100m 종목을 연달아 정복하며 2관왕에 올랐다. '수영 괴물'이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은 그의 압도적인 실력은 전 세계 수영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포포비치는 31일 싱가포르 칼랑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6초51을 기록,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46초71)을 0.20초 앞당기며 대회 신기록이자 유럽 신기록을 세웠다. 초반 50m를 4위로 통과했지만, 마지막 50m에서 폭발적인 스퍼트로 역전하며 젝 일렉시(미국, 46초92)와 카일 차머스(호주, 47초17)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4년생인 포포비치는 빠른 성장세로 세계 수영계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8세의 나이로 자유형 100m와 200m 정상에 오르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지난해 파리 하계 올림픽에서는 자유형 200m 금메달, 100m 동메달을 획득하며 꾸준함을 입증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29일 남자 자유형 200m에서 1분43초53으로 우승하며 2022년 이후 3년 만에 세계선수권 타이틀을 되찾았고, 이어 주종목인 100m 패권까지 거머쥐며 명실상부한 최강자임을 과시했다.

 


반면, 이번 대회 전 가장 주목받았던 자유형 100m 세계기록 보유자 판 잔러(중국)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파리 하계 올림픽에서 46초40의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했던 판 잔러는 이번 대회에서 남자 계영 400m, 자유형 200m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특히 주종목인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도 47초81로 16명 중 10위에 그치며 충격적인 결승 진출 실패를 맛봤다. 그는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짧게 심경을 밝혔다.

 

한국 기록 보유자인 황선우(강원도청) 역시 이번 대회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7초94로 13위에 머물렀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7초56으로 개인 및 한국 기록을 세웠지만, 이후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대회 예선과 준결승에서 지난 3월 대표 선발전 기록(48초41)보다는 앞당겼으나, 결승 문턱을 넘지 못하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판 잔러와 황선우가 주춤하는 사이, 다비드 포포비치가 압도적인 기량으로 세계 수영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음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