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열병식서 드러날 '미래 공중전' 시나리오에 美 '긴장'

 오는 9월 3일, 중국이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80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한다. 이번 열병식은 단순한 기념 행사를 넘어,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 이후 강화된 군사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최첨단 군사력을 전 세계에 과시하는 전략적 무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반미 연대의 핵심 정상급 인사들이 참관할 것으로 알려져, 단순한 군사 퍼레이드를 넘어선 지정학적 함의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약 70분간 진행될 이번 행사의 백미는 단연 중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해 온 첨단 무기체계의 대거 공개다. 최근 여러 차례 진행된 심야 예행연습을 통해 드러난 윤곽은 이번 열병식이 인공지능(AI)과 무인 기술이 결합된 '미래 전쟁'의 축소판이 될 것임을 예고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지능화 전쟁'을 기치로 내걸고 추진해 온 군 개혁의 성과를 집대성하여 선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가장 큰 충격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되는 무기는 바닷속에서 모습을 드러낼 초대형 무인잠수정(XLUUV)이다. 길이 20m, 직경 2m에 달하는 이 거대한 무인 병기는 러시아가 개발한 핵 추진 어뢰 '포세이돈'과 유사한 개념의 전략 무기로 평가받는다. 자체 동력으로 장기간 잠항하며 적 잠수함을 추적 및 파괴하고, 유사시에는 미국 항공모함 전단의 접근을 원천 차단하는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의 핵심 비대칭 전력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 무기의 등장은 태평양의 군사 균형을 뒤흔들 잠재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가 가장 예민하게 주시하는 부분이다.

 


하늘에서는 세계 최초로 실전 배치 가능성이 거론되는 AI 기반 스텔스 무인기 '페이훙(FH)-97'이 이목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J-20과 같은 유인 전투기를 호위하며 함께 작전을 펼치는 '충성스러운 윙맨(Loyal Wingman)' 역할을 수행하는 이 무인기는, 조종사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전투 효율을 극대화하는 미래 공중전의 핵심 개념을 현실화한 사례다. 만약 FH-97의 실전 배치가 공식화된다면, 중국은 AI 기반 유인기-무인기 합동 편대 운용에서 미국을 앞서 나가는 첫 국가가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F-35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된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J)-35'의 함재기 버전과, 무인기 통제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2인승으로 개량된 'J-20S' 역시 공개될 가능성이 높아 중국의 제공권 장악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지상 전력의 핵심은 단연 전략 로켓군이 운용하는 각종 탄도미사일이다. 사거리 1만 5000km에 달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권에 두는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DF)-41'이 위용을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요격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과 '중국판 사드'로 불리는 '훙치(HQ)-19' 미사일 방어체계도 등장해,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을 무력화하고 핵 보복 능력을 보장하려는 중국의 의도를 명확히 할 것이다. 이 외에도 AI 기반으로 자율 주행 및 전투가 가능한 무인 전차와 무인 장갑차 등 지상 무인 전투 체계가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중국 군 당국은 이번 열병식에 등장하는 모든 장비가 단순한 시제품이 아닌, 이미 일선 부대에 배치된 '현역' 무기체계임을 이례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내건 '2027년 세계 일류 군대 건설' 목표 달성이 눈앞에 다가왔음을 선언하는 최종 점검의 성격을 띤다. 이번 열병식은 중국의 군사적 굴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이정표이자, 미중 전략 경쟁이 한층 더 격화될 신냉전 시대의 본격적인 서막을 알리는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