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27도인데 차 안은 50도 '찜통'…이때 생수병에서 나오는 끔찍한 물질의 정체

 무더운 여름철, 운전 중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차 안에 생수병 한두 개쯤은 다들 구비해 둔다. 하지만 편리함을 위해 무심코 방치한 이 플라스틱 생수병이 건강을 위협하는 '독성 물질 저장고'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내리쬐는 햇볕 아래 주차된 차량 내부는 온도가 급격히 치솟아, 플라스틱병에서 유해 화학 물질이 방출되는 속도를 가속화시킨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외부 기온이 섭씨 27도일 때 차량 내부 온도는 불과 20분 만에 43도까지 오르고, 한 시간이 지나면 50도에 육박하는 '찜통' 상태가 된다. 문제는 바로 이 '열'이다. 중국 난징대 연구팀이 플라스틱 생수병을 섭씨 70도의 고온에 4주간 노출시키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인체에 치명적인 독성 중금속 '안티몬'과 환경호르몬 '비스페놀 A(BPA)'가 검출되었다.

 


안티몬은 단기적으로 두통, 현기증, 구토를 유발하며,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각한 염증과 위궤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물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비스페놀 A(BPA)로, 이는 암, 불임, 심혈관 질환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조기 사망률을 높이는 것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캐나다 몬트리올 맥길대 연구진의 연구에 따르면, 섭씨 70도 같은 극한의 온도가 아니더라도, 우리 체온과 비슷한 섭씨 37도 정도의 환경에서도 플라스틱병은 미세입자와 나노입자를 방출하기 시작한다. 더불어 발달, 생식, 뇌, 면역 체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화학물질인 '프탈레이트' 역시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생수의 최대 80%가 이미 미세 플라스틱과 미공개 물질을 포함하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즉, 뜨거운 차 안에 보관하는 행위는 이미 존재할지 모르는 유해 물질에 더해, 플라스틱병 자체에서 나오는 독성 물질까지 추가로 섭취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만드는 셈이다. 당장 마시지 않더라도, 더운 차 안에 플라스틱 생수병을 장시간 방치하는 습관은 건강을 위해 반드시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