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찰, 살인범을 두 번이나 눈앞에서 놓쳤다…허술한 대응이 부른 참극

일본 경시청은 이번 사건을 전형적인 '교제 살인'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두 사람은 지난 4월부터 교제를 시작했지만, 8월 A씨가 "헤어지자"고 통보하자 비극의 서막이 올랐다.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 B씨는 A씨를 만나기 위해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A씨가 이미 경찰에 신변의 위협을 알렸다는 점이다. 그녀는 사건 발생 불과 이틀 전인 8월 29일, 경찰서를 찾아 "B씨에게 이별을 고하자 폭력을 휘둘렀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경찰은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고, 여성이 정식으로 피해 신고를 접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개입에 나서지 않았다.
대신 경찰이 취한 조치는 A씨를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킨 뒤, B씨에게 접근금지를 경고하고 귀국하라고 '지도'하는 수준에 그쳤다. B씨가 "오사카로 가겠다"고 말하자, 경찰은 그를 도쿄역까지 데려다주고 신칸센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것까지 확인하며 상황이 종료되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B씨의 집착은 경찰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그는 다음 날인 8월 30일, 또다시 A씨의 집 근처를 배회했다.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B씨를 다시 발견했다. 경찰은 이번에도 구두 경고와 함께 귀국을 종용했고, 오후 1시경 나리타 공항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모습까지 지켜봤다. 두 번이나 그를 돌려보냈다고 믿었던 경찰의 안일한 대응은 결국 최악의 결과를 막지 못했다.
B씨는 경찰의 감시망을 비웃듯 도쿄에 남아 범행을 저질렀고, 사건 당일 밤 하네다 공항에서 체포되었다. 그는 현재 묵비권을 행사하며 범행 동기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경시청은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하며 안전 확보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하면서도, 두 차례의 경찰 조치에도 불구하고 끔찍한 살인을 막지 못한 데 대해 대응이 적절했는지 내부적으로 파악에 나섰다고 밝혔다. 한 여성의 절박한 SOS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허술한 안전 조치가 결국 그녀를 죽음으로 내몬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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