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퇴 후 10년간 음악방송 한번도 못 봐…'질투 나서' 채널 돌려야 했던 브걸 예진의 피눈물

 '롤린(Rollin')'의 기적적인 역주행 신화를 쓴 브레이브걸스. 모두가 그들의 성공에 환호할 때, 그 영광의 시작을 함께했지만 끝내 자리를 지키지 못했던 원년 멤버의 솔직한 고백이 화제다. 주인공은 2011년 데뷔 멤버였던 예진. 그녀는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화려한 아이돌 생활의 이면에 가려졌던 충격적인 진실과 연예계를 떠난 후의 삶에 대해 털어놓았다.

 

많은 이들이 "조금만 더 버티지, 아쉽지 않냐"고 묻지만, 예진의 대답은 단호했다. "탈퇴를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 그녀는 '롤린'의 성공에 대해 "나보다 더 오래 버티셨기에 그런 좋은 날이 온 것"이라며 진심 어린 축하를 보냈다. 오히려 '브레이브걸스 출신'이라는 꼬리표 덕분에 지금의 자신에게도 관심이 이어지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그녀가 후회 없이 팀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복합적이었지만, 그 중심에는 '철창 없는 감옥'과도 같았던 소속사의 통제가 있었다. 예진은 "지금은 개선되었겠지만, 당시 회사는 첫 걸그룹이라 유독 엄격했다"며 입을 열었다. 음악방송 대기실에서는 다른 가수와의 교류가 철저히 차단됐고, 심지어 스태프가 화장실까지 따라붙으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외부와의 소통으로 불만이 쌓이는 것을 원천 봉쇄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라고 그녀는 추측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가족과의 단절이었다. 보고 싶은 가족을 만날 수도, 자유롭게 연락할 수도 없는 답답함이 2~3년간 지속되자 그녀의 정신은 피폐해져 갔다. 여기에 '수입이 전혀 없었다'는 현실적인 문제는 결정타였다.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지만, 돌아오는 것은 경제적 어려움과 성취감 없는 공허함뿐이었다. 결국 그녀는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판단하에 어릴 적 꿈이었던 아이돌의 길을 스스로 포기해야만 했다.

 

그 상처는 생각보다 깊었다. 예진은 "탈퇴 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음악방송을 본 적이 없다"고 고백했다.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무대를 보면 주체할 수 없는 질투와 부러움, 그리고 '왜 나는 저기에 있지 못할까'하는 자괴감이 뒤섞여 도저히 화면을 마주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녀는 지금도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을 거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이돌의 꿈을 접은 그녀는 쇼호스트라는 제2의 인생에 도전했다. 하지만 그 길 역시 순탄치 않았다. 시험에 1년간 낙방하며 실패의 쓴맛을 봐야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고, 공교롭게도 브레이브걸스가 '롤린'으로 역주행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던 그 시기에 마침내 쇼호스트 시험에 합격하는 드라마를 썼다. '브레이브걸스 출신'이라는 배경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어느덧 4년 차 쇼호스트가 된 그녀는 "지금은 매우 행복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화려했지만 불행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행복을 찾은 그녀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