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혀를 내두른 '역대급 디스크', 수술 시간 2배 걸렸지만 결과는 '대반전'

 평소 건강을 자신하던 부산의 64세 남성 A씨에게 어느 날 갑자기 낯선 감각이 찾아왔다. 손끝이 둔해지고 팔에 힘이 빠지는 증상은 단순한 피로나 혈액순환 문제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불길했다. 마치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팔꿈치 아래의 감각, 이내 글씨를 쓰거나 물건을 쥐는 아주 사소한 일상조차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그가 마주한 진실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영상 검사 결과, 그의 목뼈 하부에서 등뼈 상부에 걸쳐 상상 이상으로 거대한 디스크가 터져 나와 팔로 가는 신경을 무자비하게 짓누르고 있었다.

 

의료진조차 "이런 규모의 디스크 탈출증은 흔치 않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상태는 심각했다. 특히 두 개의 신경근이 동시에 눌려, 단순한 디스크 문제를 넘어 훨씬 복잡하고 위험한 상황이었다. 손끝 감각이 사라지고 팔에 힘이 빠지는 현상은 그만큼 수많은 신경이 광범위하게, 그리고 강력하게 압박받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척추신경외과 전문의 이남 병원장은 환자의 나이와 심각한 증상, 수술의 난도를 모두 고려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전통적인 개방 수술부터 최신 기법까지 모든 가능성을 저울질한 끝에, 그는 가장 정교하고 환자의 회복에 유리한 '양방향 척추내시경(UBE) 경추 감압술'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수술은 평소보다 두 배나 긴 시간 동안 이어졌다. 척추뼈 여러 개에 걸쳐 넓게 탈출한 디스크를 제거하고, 오랫동안 눌려 있던 신경을 세심하게 풀어내는 작업은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두 개의 구멍을 통해 내시경과 수술 기구를 각각 사용하는 양방향 내시경 수술의 장점이 빛을 발했다. 넓은 시야를 확보한 덕분에 주변의 정상 조직과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문제가 되는 디스크만을 정확하게 제거할 수 있었다. 마침내 수술 후 촬영한 영상에서는 신경을 짓누르던 거대한 디스크가 완전히 사라지고 압박이 해소된 모습이 선명하게 확인되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수술 나흘 만에 퇴원한 A씨는 3개월이 지나자 지긋지긋했던 손과 팔의 저림 증상이 크게 줄었고, 4개월째에는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 젓가락질조차 힘들었던 손으로 다시 글씨를 쓰고 물건을 잡는 일상을 되찾은 것이다. 그는 "손끝 감각이 돌아왔다"며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감격했다. 이 병원장은 최근 허리뿐만 아니라 목뼈 문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며, 퇴행성 변화와 더불어 거북목 자세나 갑작스러운 운동 등 목에 무리를 주는 생활 습관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과거에는 고난도 수술로 여겨졌던 경추나 흉추 질환이 이제는 양방향 내시경 수술의 발전으로 더 안전하고 정교하게 치료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으며, 이는 수많은 척추 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