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안 탄다”…82명 태운 한강버스, 강바닥에 ‘쾅’

2025-11-17 13:52 서하빈 기자
 서울 송파구 잠실선착장 인근 저수심 구간에서 승객 82명을 태운 한강버스가 강바닥에 걸려 멈춰서는 사고가 지난 15일 발생했다. 사고 직전 항로에서 벗어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한강버스 운항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사고 이후 항로 전반을 다시 점검하기로 하고, 조사가 이뤄지는 동안 한강버스를 마곡~여의도 구간에 한해 제한적으로 운항하기로 결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승객들께 불안과 불편을 끼쳐 송구하다”며 공식 사과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사고는 15일 오후 8시 25분 잠실선착장에서 약 118m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다. 한강버스가 저수심 지점을 지나며 바닥에 걸려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시는 즉시 구조정을 투입해 승객 82명을 오후 9시 14분까지 모두 안전하게 하선시켰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한밤중 구조 상황이 이어지며 탑승객들은 상당한 공포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담요를 두른 채 떨고 있었다는 목격담까지 전해지며 당시 긴박했던 현장 분위기가 드러났다.

 


시는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을 ‘항로 이탈에 따른 저수심 구간 걸림’으로 보고 있다. 잠실 인근 우측 항로 표시등(부이)의 조도가 충분치 않아 야간 시인성이 떨어졌다는 점도 간접 원인으로 꼽혔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해양안전심판원과 경찰, 행정안전부가 추가 조사를 진행해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한남대교 남단부터 마곡·망원·여의도 사이의 하류 구간만 우선 운항하고, 압구정·옥수·뚝섬·잠실 등 상류 구간 운항은 항로 점검이 끝날 때까지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수중 탐사와 토사 퇴적 현황 조사 등 안전 확보 작업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며, 인양 작업은 수위 조건이 맞지 않아 16일 새벽에서 19일 오후 7시로 연기됐다.

 

사고를 목격한 시민 A씨는 “밤 9시쯤 작은 배를 타고 사람들이 한강공원 쪽 육지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담요를 두른 아이들이 무서워서 덜덜 떨고 있었고, 구조된 한 탑승자는 ‘다시는 안 탄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강버스가 출범 초기부터 새로운 관광·교통 자원으로 주목받아온 만큼, 이번 사고는 시민 안전에 대한 우려를 크게 자극한 상황이다. 오세훈 시장은 “부족한 부분을 신속히 보완하고 시민 일상에 완전히 정착할 때까지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지만, 한강버스의 운영 신뢰도를 회복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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