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는 맹물로" 피부과 의사가 밝힌 진짜 샤워법

2025-12-17 10:26 신지연 기자
 매일 온몸에 거품을 내어 뽀득뽀득하게 씻어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피부과 전문의들은 이러한 습관이 당신의 피부를 병들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경고한다.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 뉴스'는 최근 소셜 미디어를 장악한 이중 세안, 철저한 각질 제거 등의 화려한 샤워 루틴이 오히려 피부 건강을 해치는 '과유불급'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피부는 외부 물질을 막고 수분을 지키는 '장벽' 역할을 한다. 이 장벽은 각질 세포와 이를 접착하는 지질(시멘트)로 이루어져 있다. 문제는 우리가 사용하는 비누나 바디워시의 계면활성제 성분이 이 '시멘트' 역할을 하는 지질을 과도하게 녹여낸다는 점이다.

 

아이오와대, 피츠버그대 등 미국 피부과 전문의들은 짙은 화장을 지울 때가 아니라면 이중 세안은 불필요하며, 향이 강한 세정제나 거친 스크럽은 피부를 자극하고 장벽을 무너뜨린다고 입을 모은다. 피부 장벽이 손상되면 수분이 날아가 건조증이 심해지고, 외부 자극에 취약해져 염증과 가려움증이 발생한다.

 

그렇다면 비누칠은 어디까지 해야 할까?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과학적인 샤워법의 핵심은 '국소 세정'이다. 비누는 피지 분비가 많거나 땀이 차 냄새가 나기 쉬운 부위에만 집중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필수 비누 사용 부위는 겨드랑이, 사타구니와 생식기 주변, 엉덩이 사이(항문 주변), 유방 밑, 발가락 사이, 귀 뒤쪽, 배꼽 등이다.

 

반면, 팔, 다리, 등, 배 등 신체의 대부분 부위는 맹물로 씻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들 부위는 피지선이 적고 수분 위주의 땀을 배출하는 곳이기에 과도한 비누칠은 오히려 피부 장벽을 파괴하고 건조하게 만들 뿐이다. 특히 노년기에 흔한 가려움증은 팔다리의 과도한 비누 사용과 깊은 관련이 있다.

 

과도한 청결은 피부 건강의 파수꾼인 '스킨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까지 깨뜨린다. 항균 비누로 멸균하듯 씻으면 병원성 세균뿐만 아니라 면역을 돕는 유익균까지 사멸시킨다. 미국 피부과학회(AAD)는 심한 오염이 없다면 일주일에 2~3회 샤워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권장한다.

 

건강한 샤워의 마무리는 '보습'이다. 샤워 후 3분 이내, 물기가 완전히 마르기 전에 보습제를 발라 수분이 증발하는 것을 막는 '밀폐요법'을 실천해야 한다.

 

건강한 피부를 위해서는 화려한 제품이나 복잡한 루틴이 아닌 '마이너스의 미학'이 필요하다. 덜 씻고, 덜 문지르고, 철저히 보습하는 것. 이것이 현대 피부과학이 제시하는 가장 완벽한 샤워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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