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0년도 안돼 조형물 대거 철거

 서울시가 거액을 투입해 여의도와 이촌 한강예술공원에 설치했던 공공 조형물들이 심각한 노후화 문제로 맥없이 철거되고 있다. 2018년 대대적으로 조성된 작품 중 절반 가까이가 설치 10년도 채우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면서, 막대한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서울시는 상·하반기에 걸쳐 한강공원 조형물 15점을 철거하고 12점을 보수했다. 이는 2024년 실시된 대대적인 실태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서울시는 5개 한강공원의 조형물 45점을 점검했고, 그 결과 21점이 철거 권고를 받았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철거된 작품들의 상태는 처참했다. 유리 파손과 쓰레기 적치, 자재 부식, 해충 오염 등 관리 부실과 내구성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사진 명소로 인기를 끌었던 '플라밍고'나 착시 효과로 유명했던 '미루나무' 같은 작품들도 노후화를 피하지 못하고 결국 철거 신세가 되었다.

 

문제는 철거된 작품 대부분이 2018년 한강예술공원 조성 당시 설치된 것들이라는 점이다. 당시 서울시는 총 102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으며, 이 중 60억 원이 조형물 37점을 설치하는 데 사용됐다. 작품 한 점당 평균 1억 원이 훌쩍 넘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 셈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들 조형물의 사용 연한이 애초에 3년으로 설정되었다는 점이다. 서울시 관계자조차 왜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3년짜리 단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는지 명확한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혀, 사업 추진 과정 전반에 대한 부실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흉물 논란을 빚었던 '괴물' 조형물 철거를 시작으로 본격화된 한강공원 조형물 정비는 올해도 계속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촌 한강공원의 '버티컬 호라이즌'을 추가로 철거할 계획이며, 앞으로도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 보수 및 정비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