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32강 문턱서 멈추고 감독 사퇴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지난해 7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약 2년 만이며, 2027년 1월 아시안컵까지였던 임기를 채우지 못한 조기 퇴진이다.홍 감독은 29일 한국시간 오전 대표팀 베이스캠프가 차려졌던 멕시코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취재진과 만나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를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표팀이 다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팀으로 성장하길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개최국 멕시코,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A조에 속했다. 첫 경기에서 체코를 2-1로 꺾으며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2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패하며 흐름을 잃었다. 마지막 남아공전에서는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32강에 오를 수 있었지만, 또다시 0-1로 패하면서 조 3위에 머물렀다.
48개국 체제로 처음 열린 이번 월드컵에서는 각 조 1, 2위와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일부 팀이 32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한국은 조 3위 12개 팀 가운데 10위에 그쳐 토너먼트 진출권을 얻지 못했다. 최종 순위는 34위였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조별리그를 넘지 못한 것은 2018년 러시아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홍 감독에게 이번 월드컵은 감독으로 맞은 두 번째 본선 무대였다. 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반전을 만들지 못하면서 두 번째 도전 역시 아쉬움 속에 마무리됐다. 한국 축구에서 감독으로 월드컵 본선을 두 차례 지휘한 인물은 홍 감독이 유일하다.

홍 감독의 이번 임기는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다. 2024년 7월 선임 당시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과정이 불공정했다는 논란이 제기됐고, 홍 감독은 국회 현안 질의에 출석하기도 했다. 팬들의 지지를 충분히 얻지 못한 채 대표팀을 이끌어야 했던 그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6승 4무 무패로 본선 진출을 이끌었지만, 평가전에서 브라질과 코트디부아르에 잇달아 대패하며 경기력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본선에서 목표였던 원정 16강, 나아가 확대 체제 첫 32강 진출에도 실패하면서 홍 감독은 임기보다 약 6개월 일찍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선수와 코치, 감독을 통틀어 일곱 번째 월드컵 여정을 치른 그는 끝내 웃지 못한 채 멕시코를 떠나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차기 사령탑 선임과 대표팀 재정비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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